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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황도 바지락 칼국수

어렵게 찾아낸 황도 바지락으로 끓인 칼국수

입력 : 2015.06.05 09:00

[맛난 집 맛난 얘기]
<황도칼국수> 길동점

하지가 가까워지고 앞산에 녹음이 짙어오면 동네 밀밭들도 한층 누렇게 변했다. 밀밭 길을 지날 때마다 밀 익는 냄새가 구수했다. 이맘때쯤이면 마을 정미소에서 제분용 롤러를 다느라 방아쟁이들이 부산을 떨었다. 뜸부기 울음소리가 잦아질 무렵이면 추수한 밀 타작을 했다. 멍석에 며칠간 밀을 말렸다가 방앗간에서 밀가루로 빻아왔다. 밀을 심은 해에는 여름방학 내내 칼국수와 수제비를 실컷 먹었다. 어른들은 밥을 좋아했지만 어린애들은 칼국수를 더 좋아했다. 땀 흘려 먹고 나면 온 몸이 개운했다. 요즘 때 아닌 이른 더위가 사람의 숨을 턱턱 막는다. 이런 날엔 칼국수 한 그릇 훌훌 시원하게 먹고 싶어진다.
안면도의 황도에서 ‘심봤다!’ 외친 주인장 정씨
처음 이 집에 갔을 때 옥호인 ‘황도’와 ‘칼국수’가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 궁금했다. 황도 복숭아처럼 달고 맛있는 칼국수라는 의미인지, 태양이 운행하는 길처럼 영원한 칼국수 집이라는 것인지 알쏭달쏭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황도(黃島)는 지명이었다. 충남 안면도의 작은 부속 섬이다.
 칼국수
칼국수
1995년 바지락칼국수 전문점 창업을 준비하던 주인장 정견진 씨는 식당의 성패가 양질의 바지락에 달렸다고 판단했다. 다른 일은 미뤄둔 채, 사방으로 수소문해 좋다는 바지락은 모두 찾아가서 살펴봤다. 산삼을 찾는 심마니의 심정으로 전국 바닷가를 누볐다. 그때 정씨가 고대했던 바지락을 찾아낸 곳이 안면도였고, 그 중 황도의 바지락이 최상의 품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황도에서 나오는 바지락의 90%는 일본으로 수출했고 내수용은 10%뿐이었다. 그나마도 지역 내부에서 모두 소비됐다. 서울 등 외부까지 나갈 물건이 없었다. ‘최고의 바지락’에 사업의 명운을 건 정씨로서는 물러설 수 없었다. 차갑게 냉각시킨 건강음료를 차에 싣고 다니며 안면도 구석구석을 누볐다. 노인정과 어촌계마다 돌며 건강음료를 돌렸다. 그들과 안면을 트려고 무진 애를 썼다. 마치 선거를 앞둔 입후보자처럼. 냉담했던 주민들도 차츰 낯선 이방인에게 마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한편으로 정씨는 안면도의 동네별 바지락 맛에 성적을 매겼다. 정씨는 같은 안면도지만 동네마다 바지락 맛이 천차만별인 것을 이때 처음 알았다. 결국, 40여 마을의 안면도 바지락 가운데 A급만 선별해 거래를 텄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어렵게 확보한 바지락이기에 품질 유지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 집은 별도의 공간에 바지락 작업장을 마련했다. 1차로 세척기에서 깨끗이 씻고 2차로 수작업으로 일일이 깨지거나 빈 껍데기를 걸러낸다. 안면도 바지락은 씨알 굵기가 들쭉날쭉하다.

황도 바지락과 최적 숙성면, 제대로 임자 만나 
칼국수(8000원)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특급 애피타이저를 즐길 수 있다. 무료로 제공하는 보리밥과 막걸리다. 입구에 있는 셀프 코너에서 누구나 얼마든지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자리에 앉으면 우선 보리밥 한 술 떠 열무김치와 고추장을 넣고 비벼먹는다. 옛 생각에 너무 많이 먹으면 칼국수 먹는데 지장을 준다. 100% 꽁보리밥 먹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남의 시선이 부끄러웠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쌀보다 비싼 귀하신 몸이다.
여기에 시원한 막걸리 한 잔 곁들이면 더위는 저만큼 물러간다. 막걸리 주전자 바닥이 보일 즈음이면 칼국수가 나온다. 주인장 정씨가 자부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지락으로 끓인 칼국수다. 냉동상태로 장기 보관했던 바지락이 아닌, 신선한 바지락으로 국물을 내 그지없이 구수하고 감칠맛이 좋다. 마치 바닷가에서 까먹는 바지락과 다를 바 없는 맛이다.
호박을 넣고 반죽해 면을 뽑아 면발이 한층 구수하고 노르스름한 면색이 식감을 자극한다. 제면 후 하루 동안 숙성시켜 면의 탄성이 높고 마치 사누키우동 면발처럼 탱글탱글하다. 양도 푸짐해 든든히 배를 채울 수 있다. 황석어나 밴댕이 젓갈로 담근 김치가 칼국수보다 구수하다. 칼국수와는 천생연분이다.
 보쌈고기
보쌈고기
보드라운 1인분 보쌈 곁들이면 선육후면!
<황도칼국수>는 칼국수 말고도 보석 같은 메뉴가 숨어있다. 보쌈(9900원)이다. 1인분에 삶은 고기 기준으로 150g이다. 이는 삶기 전 생고기로 치면 200g이 넘는 양이다.
우선, 1인분 단위로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이 맘에 든다. 게다가 질에 비해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  미국산 돼지고기의 등심을 특제 육수로 삶아냈다. 기름기가 적당히 촉촉하고 야들야들한 살점이 혀에 착착 감긴다. 육즙이 빠져나오지 않도록 원육의 해동과 삶는 과정의 실험을 여러 차례 반복해 지금의 조리법을 찾아냈다고 한다.
보쌈용 김치와 깻잎 장아찌를 함께 내놓는다. 보쌈과 어울릴만한 김치 스펙을 정해 국내 정상급 김치 메이커에서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만든다. 겉절이 형태의 김치인데 완전히 익히지 않아 살짝 매콤한 맛이 나면서 씹으면 아삭하다. 깔끔하게 먹고 싶을 땐 깻잎장아찌가 좋다. 깻잎에 수육을 싸서 먹으면 깻잎 향이 나면서 뒷맛이 깔끔하다. 
 냉국수와 보쌈고기
냉국수와 보쌈고기
칼국수를 주문하기 전에 간단히 고기 생각이 날 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막걸리나 다른 술의 안주로 먹기에도 좋다. 칼국수와 함께 곁들여도 좋지만 냉국수(7000원)와 함께 함께 선육후면으로 즐겨도 괜찮은 여름 별미가 된다. 이 집 냉국수는 8시간 고아낸 사골 육수에 직접 뽑은 호박면발로 끓여냈다. 절임무, 오이, 적채, 파프리카, 깨소금 등 보기에도 시원하고 먹기에도 시원한 고명들을 그득 올렸다.
여름날, 어른들은 보리밥에 시원한 막걸리 곁들인 들밥으로 점심을 드셨다. 저녁엔 마당에 멍석을 깔고 온 식구가 둘러앉아 칼국수를 먹었다. <황도칼국수> 메뉴에서 그 시절이 떠올랐다. 점심시간이 되자 손님들이 몰려왔다. 호박 썰어 넣고 조선간장이 양념의 전부였지만 꿀맛 같았던 그때의 칼국수! 저들 중 그 맛을 아는 이 얼마나 될꼬? 
<황도칼국수> 서울시 강동구 천호대로 1256   02-484-6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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