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30일 금요일

참숯직화 제주통구이, 제주의 맛과 느낌 그대로

참숯직화 제주통구이, 제주의 맛과 느낌 그대로

입력 : 2014.04.25 09:00

[맛난 집 맛난 얘기] 
경기도 구리시 <정진식당>

1980년대 초, 경찰청이 자리한 지금의 서울 충정로 근처에 정진학원이라는 대입 학원이 있었다. 당시 학원 골목에 돼지고기를 구워 파는 고깃집이 옹기종기 자리 잡았다. 저녁 강의가 끝나고 재수생과 학생들이 학원 밖으로 나오면 골목 안은 돼지고기 굽는 연기와 냄새가 자욱했다. 아직 그런 집에 출입할 돈도 나이도 한참 모자랐던 학원생들은 쪼르륵거리는 배를 달래가며 코를 벌름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양철로 만든 후앙(환풍기)은 매정하게 돌아갔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돼지고기에 소주병을 기울이는 직장인들 모습은 어둑어둑해진 골목길과 함께 지금도 실루엣처럼 뇌리에 남아있다. 경기도 구리의 <정진식당>은 제주통구이 전문점이다. 엷은 미소와 함께 한창 학업에 정진했던 시절의 돼지 구이 골목을 떠올리게 한다.
제주 중산간 청정 돈육, 활짝 핀 참숯꽃에
하얀 간판에 빨간 참숯꽃 세 송이가 피었다. 부동의 제주 특산물인 감귤의 속살 모습이 숯불과 겹쳐 보인다. 아마도 주인장이 제주 이미지인 감귤과 참숯 직화구이 제주통구이의 이미지를 합성해 표현한 듯하다. 제주 중산간 여기 저기에 돋아난 한라산 기생화산인 오름도 따지고 보면 화산꽃이다. 
 제주 돼지고기
제주 돼지고기
자리에 앉자 활화산의 불꽃을 닮은 숯불이 들어왔다. 제주통오겹살(150g 1만1000원)과 제주통목살(150g 1만1000원)을 주문했다. 고기 양이 생각보다 많아 보였다. 고기를 가져온 직원이 중량 기준은 150g이지만 실제로는 약 170g 정도씩 준다고 귀띔했다. 

제주통오겹살과 제주통목살, 제주통갈비 등 이 집 돼지고기는 모두 한라산 중산간 지대에서 키운 제주산 돼지고기다. 이 가운데서도 높은 등급의 암퇘지 고기만 사용한다. 제주의 중산간 지대는 기생화산인 오름이 많은 구릉과 평원지대다. 경관이 뛰어날 뿐 아니라 예부터 목장이 발달한 곳이다. 말의 천국에서 자란 돼지들이다. 

제주 중산간 지대는 공기가 맑고 물이 깨끗한 청정지역이다. 비교적 해발고도가 높은 서늘한 고원지대여서 돼지의 면역력이 강한 편이다. 따라서 돼지 콜레라나 구제역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기온이 낮은 중산간 지대에서 자란 돼지는 스스로 추위에 대응하기 위해 다소 지방층이 많지만 육질이 쫄깃하고 담백하다. 또한 근지방도(마블링)가 높고, 보수성이 좋아 구우면 쉬 굳지 않으며 촉촉한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 이 집에선 제주산 돼지고기를 이틀에 한 번씩 육지로 공수한다. 양질의 참숯에 구우니 제주산 돼지의 특성들이 더 도드라지는 듯하다.
고기만 먹기엔 아까운 수준급 반찬들 다양
고기만 제주산이 아니다. 돼지고기를 찍어 먹는 젓갈인 멜젓 역시 제주산 멸치로 푹 삭힌 멸치젓갈이다. 고기와 함께 불판에 얹어 끓여가면서 찍어 먹는다. 짭짤하고도 곰삭은 젓갈이 고기 맛을 착실하게 내준다. 인절미에 찍어먹는 조청만큼이나 제구실을 다한다. 멜젓에 찍거나 적당한 길이로 자른 잘 익은 파김치를 쌈으로 싸서 먹는 오겹살과 목살 맛이 제일인 듯하다.

 각종 반찬들
각종 반찬들
찬류도 웬만한 밥집보다 아주 다양하고 맛깔스러워 고기 먹는 즐거움을 더 늘려준다. 방풍나물, 우엉, 묵은지로 만든 장아찌 3종 세트는 기름진 돼지고기에 직접 견제구를 던진다. 곤약 조림과 흑임자 샐러드는 고기가 익기 전에 심심풀이로 먹기엔 아까울 정도다. 동치미는 고춧가루를 풀어 국물이 빨갛다. 마치 식혜에 고운 고춧가루를 풀어 넣은 안동식혜를 연상시킨다. 가끔씩 국물을 마시면 입안이 개운해진다. 

새싹을 가미한 단호박 샐러드도 나온다. 이 단호박은 제주도 한림 일대에서 재배한 것이다. 제주에서 오겹살과 목살을 보낼 때 제주도 소주인 ‘한라산’과 함께 배를 타고 뭍으로 상륙한 것이다. 단호박의 고소한 풍미가 풍부하고 달아 여성 고객이 좋아할 만하다. 여기에 주말에는 양상추샐러드가 추가된다니 놀랍다.
순천서 담근 된장에 한우 갈비로 끓인 찌개 맛 일품
고깃집마다 고기를 먹고 나서 식사를 겸해 간단히 먹는 후식메뉴가 있다. 간간이 후식 메뉴로 그 집 수준을 가늠하기도 한다. 이 집에는 가리된장찌개와 동치미 냉국수가 있다. <정진식당>은 주인장의 처가가 있는 전남 순천시 별량면에서 담근 된장을 쓴다. 주인장의 장모님이 동네에서 집집마다 만든 메주를 거둬 된장을 담근다. 이 된장을 다른 된장과 섞어서 된장찌개를 끓인다. 

직접 담근 된장을 넣어 끓인 탓도 있지만 찌개에 한우 갈비가 들어가 맛이 한결 출중하다. 갈비나 갈비탕으로 사용할 수 없는 작은 자투리 갈비를 모았다가 넣고 끓여 그 맛이 한결 깊고 구수하다. 썩어도 준치고 작아도 한우갈비다. 크기에 관계 없이 갈비 맛은 된장찌개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굳이 조미료로 맛 내지 않아도 돼 조미료를 최소화했다. 갈비가 들어가 메뉴 이름도 가리된장찌개(6000원, 후식용 3000원)다.
 동치미 냉국수와 가리된장찌개
동치미 냉국수와 가리된장찌개
동치미 냉국수는 찬으로도 나오는 바로 그 동치미에 국수를 말았다. 국수는 중면 정도의 굵기인데 씹을 때 탄력이 있다. 담담하고 슴슴하면서 살짝 매콤한 뻘건 국물이 매력적이다. 역시 식사용(6000원)과 후식용(4000원)이 있다. 함께 들어가 적당히 익은 갓김치가 개운하고 매콤한 맛을 낸다. 

홀 안쪽에 28인석 내실이 있어서 회식이나 작은 모임을 진행하기에 좋다. 가족이나 친구 모임을 열면 분위기가 좋을 듯하다. 소싯적 그 학원에서 만났던 친구가 자주 했던 우스개 소리도 떠오른다. 
“내 기필코 좋은 대학 나와 돈 많이 벌어가지고, 저 집 돼지고기 나 혼자 몽땅 다 사먹을 거다. 아, 너한테만은 내가 특별히 몇 근 양보하마!”
세월이 한참 흘렀다. 유독 흰소리 잘 했던 그 친구는 돈 잘 벌고 돼지고기도 자주 사먹는지 궁금하다. 지금쯤 인생의 꽃 활짝 피웠을 테지? 한 번 만나 잘 구운 돼지고기에 소주 한 잔 하고 싶다. 아마 지나간 추억보다 더 좋은 안줏감은 없을 테고.
<정진식당> 경기도 구리시 아차산로 500번길 15   031-557-6033

기고= 글 이정훈, 사진 변귀섭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회식 메뉴의 꽃은 역시 싸고 맛있는 돼지고기!

회식 메뉴의 꽃은 역시 싸고 맛있는 돼지고기!

입력 : 2014.02.17 09:00

[직장인 회식 명소] 육도락

가장 대중화된 직장인 회식 메뉴는 역시 고기이다. 특히 대규모 인원이 회식할 경우 가격이 비싼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를 메뉴로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삼겹살을 회식 메뉴로 무척 선호한다. 돼지고기는 가격이 저렴하면서 푸짐하고 맛까지 좋기 때문에 회식 메뉴로는 안성맞춤이다. 특히 중국에서 넘어 오는 미세먼지로 중금속의 피해가 있는 요즘에는 돼지고기를 더욱 먹어줘야 하지 않을까. 

서울 목동에 위치한 <육도락>은 신흥 돼지고기 전문점이다. 이 집의 특징은 4cm에 육박하는 두꺼운 고기를 낸다는 점이며, 고기와 같이 곁들이는 주변 찬은 돼지고기와 어울리는 반찬으로만 구성해 고기 맛을 높였다. 또한 고깃집에서 생맥주를 파는 특수한 영업 방침으로 젊은 직장인들에게 선호도가 매우 높다.

 육도락 돼지고기
육도락 돼지고기
POINT 1. 돼지고기 두께가 예사롭지 않다 ‘4cm’<육도락>의 메인 메뉴는 단연 삼겹살(13,000원)과 목살(13,000원)이다. 삼겹살과 목살은 국내산 최고의 돼지고기만 사용하는데 그 두께가 4cm에 육박할 정도로 동급 최강을 자랑한다. 요즘 돼지고기집 추세가 이렇게 두툼한 고기를 내주는 것인데, 그 중에서도 최고의 두께를 자랑하고 있다. 
이렇게 두툼한 고기는 잘 익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 집은 그릴링을 하기 때문에 고기를 빠른 시간 안에 속까지 완벽하게 구워낼 수 있다. 흔히 브로일링을 하면 직화로 굽는 것이기 때문에 더 잘 구워지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이렇게 두툼한 고기를 직화로 구워보면 겉은 타면서 속은 잘 안 익으며 직화 열로 인해 마르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이런 두툼한 두께의 고기는 불판에 그릴링하는게 더 빠르고 촉촉하게 고기를 구울 수 있는 방법이다.

이렇게 구워낸 삼겹살이나 목살은 워낙 고기가 큼직해서 몇 점만 먹어도 포만감이 생긴다. 고깃집 회식의 즐거움은 맛있는 고기를 푸짐하게 즐기는 것이므로 이 집에서만큼은 이러한 만족도를 100% 달성할 수 있다.    
        
 육도락 반찬들
육도락 반찬들
POINT 2. 돼지고기에 어울리는 반찬들이 집은 반찬 하나도 삼겹살이나 목살과 잘 어울리는 것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점포를 오픈하기 전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돼지고기와 잘 어울리는 찬들만 엄선해 준비 했다고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고깃집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반찬들이 보이는데, 장아찌와 파김치는 물론 갱시기라고 하는 경상도 지역에서 예전에 많이 해먹던 김치국 같은 메뉴가 있다. 김치와 콩나물에 멸치육수를 넣고 밥이나 국수 또는 수제비를 넣어 끓여낸 일종의 김치찌개 같은 개념의 음식이다. 돼지고기를 먹고 난 다음 느끼한 입맛을 단번에 개운하게 해주는 깔끔한 맛이다. 갱시기는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더 선호해서 여직원들끼리 회식을 한다면 단연 추천해주고 싶은 메뉴이기도 하다. 

 육도락 생맥주
육도락 생맥주
POINT 3. 돼지고기집에서 생맥주를?<육도락>은 돼지고기집이지만 생맥주를 판다. 보통 고깃집들은 소주와 병맥주를 내는 게 일반적인데, 생맥주는 금세 배가 불러 고기를 그만큼 덜먹게 되므로 매상에 지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깃집에서 생맥주를 파는 건 금기시 되어 왔다. 하지만 이 집은 과감하게 생맥주(4,000원)를 도입했다.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생맥주에 두툼한 돼지고기를 구워서 먹는 걸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필자가 몇 차례 방문했을 때도 대부분의 손님들이 소주 아니면 생맥주로 고기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게다가 일반 생맥주와 더불어 국산 에일 생맥주도 함께 판매하고 있으며, 특히 인디언 페일 에일인 IPA(7,000원)를 전문 업소보다도 더 저렴하게 팔기 때문에 직장인들 사이에서 아주 인기가 좋은 편인다. 두툼하면서 육즙이 가득한 이 집 삼겹살에 쌉싸름하면서 아로마가 가득한 IPA를 마시면 맛의 조화가 그렇게 잘 맞아 떨어질 수가 없다. 마치 갓 구워낸 스테이크에 잘 익은 와인을 곁들이는 느낌과 같다고나 할까?   
 
 육도락 외관
육도락 외관
POINT 4. 고기 좋아하는 직장인을 위한 소규모 회식에 적당매장이 그렇게 넓지 않은데 모두 테이블로만 이루어져 있어 10명 이하 팀회식에 괜찮을 듯 하다.  홀 바깥에 있는 테라스 자리는 미리 예약만 하면 20여명정도 수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규모의 회식 또한 가능하다. 또 두툼한 돼지고기에 생맥주까지 편하게 즐길 수 있어 팀 정도의 가벼운 회식에도 안성맞춤이다.
종업원들이 비교적 친절하고 교육을 잘 받았을뿐더러 고기를 굽는 수고 또한 덜어줘 원활한 회식을 기대할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오목역 인근에 있기 때문에 교통이 편리해서 접근성도 좋고 멀리서 오기에도 부담이 적은 편이다. 두툼한 돼지고기에 생맥주 회식은 어떨까? 가격도 착하고 맛도 좋으니 사무실 직원 모두 행복하지 않을까?
<육도락> 서울시 양천구 목동 406-126 (02)2642-9292
 송영민(케케케)
송영민(케케케)
글사진 송영민(케케케) 맛집 블로거 blog.naver.com/symin67
‘케케케’ 송영민씨는 네이버 맛집 5년 연속 파워블로거(맛짱 케케케의 Tasty Food)로 우먼센스, 쿠켄, 여자와닷컴, 한돈 등 여러 매체에 맛집 칼럼을 연재했다. 우리나라 식도락 동호회 1호 천리안 식도락동호회 시삽 및 네이버 식도락 카페 ‘행복한 만찬’ 매니저를 역임하고 현재 네이버 식도락카페 ‘미식예찬’의 매니저로 활동 중이다. ‘맛있는 곳에서 맛있게, 멋있는 곳에서 멋있게,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를 모토로 지인들과 함께한 맛있는 일상을 기록한다.

착한 가격에 엄마의 손맛은 덤

착한 가격에 엄마의 손맛은 덤… 추억을 먹는 한식집

입력 : 2013.11.04 09:00

[직장인 회식 장소] 호반

밥집과 술집의 개념이 모호해지면서 언제부턴가 직장인 회식에 술과 밥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장소를 많이 선택하고 있다. 한식집은 모든 직원에게 부담이 없고 술과 밥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만한 회식 장소다. 특히 상대적으로 회식에서 술을 많이 즐기지 않는 여직원들은 한식집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서울 재동에 위치한 <호반>은 이북 스타일의 음식을 주로 선보이는 한식집이다. 메뉴 전체가 다 이북식인 것은 아니다. 몇 가지만 이북 스타일이고 대부분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메뉴다. 회식을 할 때 평소에 접하지 못하는 특별한 음식을 먹는 것도 즐겁지만, 어머니가 해주는 추억의 가정식 음식을 맛보는 것도 요즘같이 집밥을 그리워하는 직장인들에게는 좋은 회식 메뉴다. 40여년의 오랜 공력으로 조리하는 이 집의 여러 가정식 메뉴는 자칫 회식하면서 과음으로 이어지기 쉬운 분위기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구실을 해주기도 한다. 이곳의 인기 메뉴인 순대와 병어찜, 대구탕은 가볍게 막걸리를 한잔 곁들여 회식하기도 적당하다. 가정집을 개조해서 푸근한 분위기를 내고 있지만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20명 내외 인원의 회식에 적합하겠다.
                 

 호반 음식들
POINT 1. 오랜 공력에서 나오는 맛있는 가정식 메뉴<호반>은 개업한지 40여년이 넘었다. 그래서 이 집의 요리들은 오랜 공력으로 다져진 손맛에서 탄생되기 때문에 그 맛이 상당히 깊고 진하다. 대표 메뉴인 순대는 이북식 스타일로 우리가 요즘엔 흔히 볼 수 없는 대창 순대(中 2만원)를 제공한다. 대창 순대는 재료 구하기도 어렵고 만들기도 상당히 까다롭다. 그럼에도 오로지 이북식 대창 순대만 고집한다. 여기에 요즘 제철인 병어찜(中 3만원)은 그야말로 어머니가 해주시던 양념 그 맛 그대로다. 덕자(큰 병어의 한 종류)는 아니지만 덕자만큼 큼직한 병어를 토막 내 감자와 무, 두부와 함께 조리듯이 찜을 하는데 밥 반찬으로도 좋지만 회식 안주로도 으뜸이다. 회식을 하면서 흔히 먹을 수 없는 서산 강굴 같은 제철 특산물도 때만 잘 맞춰 가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어 그만큼 희소가치가 높은 회식 장소로 인기가 높다.
POINT 2.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정(情)은 보너스회식을 하기에 좋은 한식집이라고 해서 비싼 한정식집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때로는 화려한 한정식도 회식하기 좋겠지만 이곳의 메리트는 소박하면서 푸근한 정에 있다. <호반>은 메뉴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고 양도 다른 집보다 월등히 푸짐하다. 일단 주문을 하면 먼저 꽁치조림을 비롯해 담백한 이북 스타일의 김치 등 다양한 밑반찬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특히 전체적으로 양이 많아서 2만~3만원대의 메뉴를 주문하면 3인 정도가 먹어도 될 정도로 충분하다. 일하는 직원들이 모두 할머니뻘인 어르신들이라 회식하는 손님들을 내 자식, 손자같이 대해줘 서비스 하나에도 정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막내 종업원 할머니는 일흔을 훌쩍 넘겼다고 하니 이 집의 연륜을 가늠해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필자가 여러 번 회식을 해본 결과 <호반>은 중년 이상 직원들이 좀 더 선호하는 편이다. 어린 시절을 회상할 수 있어서인지 이곳에서의 회식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호반 음식들
POINT 3. 가정집 개조한 운치 있는 분위기 <호반>은 가정집을 개조해서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흔히 북촌이라고 칭하는 서울 재동의 여러 음식점들이 그러하듯 이곳 개조한 가정집을 매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내가 넓은 편은 아니지만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요즘에는 보기 어려운 창호지를 붙인 미닫이 문이나 여러 개로 나눠진 온돌방은 옛 추억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어 어릴 적으로 돌아가 밥을 먹는 느낌이라는 것이 방문한 중년 직원들의 평이다. 이런 한국적인 운치가 깃들어 있는 장소는 심적으로 편안함을 줘 회식하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준다. 중년 이상의 직원들에게는 그때 그 시절 회상을, 젊은 층의 직원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갈 수 있다. 
 
POINT 4. 가정식인만큼 소규모 회식이 적당해<호반>은 대규모 회식보다는 소규모 팀 회식에 더 적합하다. 매장이 총 2층으로 돼 있지만 여러 개의 룸으로 구성되어 있어 공간이 각각 나눠져 있는 형태다. 각 룸의 크기가 큰 편이 아니라 대규모 인원이 방문하면 나눠서 앉아야 한다. 그렇기에 20명 미만의 인원이 중규모로 회식할 때 선택하면 좋은 곳이다. 특히 소박하면서도 푸근한 한식을 선호하는 회사원이 많은 곳이라면 고려해봄 직하다. 적은 인원이 가정식 요리에 술 한잔 곁들이면서 회포를 풀기 적합한 곳이다. 룸의 경우 한 방에 소규모 인원이 여러 팀 함께 들어가게 될 경우 전체를 구분해줄 칸막이가 없기 때문에 조용한 회식은 어려울 수 있다. 회식 전 예약을 통해 인원에 맞는 공간을 먼저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호반 외관
<호반>은 가정식 한식집이기 때문에 고가의 한정식집처럼 화려하거나 딱 떨어지는 정갈함은 없지만 소소하면서 푸근한 정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대창 순대 등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라하니 이색 회식 장소로 더 메리트 있다. 여기에 오랜 공력으로 다져진 음식은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던 추억까지 안주로 삼을 수 있다. 

무엇보다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비싼 회식비를 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게다가 분위기나 음식이 추억을 되새기게 해 특히 중년 이상의 회식 모임에서 만족도가 더 높다. 필자도 언젠간 비오는 날 이곳에서 막걸리 한잔을 기울이며 옛 시절을 회상했더랬다. 지친 일상 속에서 오늘 회식은 어머니의 손맛으로 마음까지 힐링해보면 어떨까.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은 덤이다. 
<호반> 서울시 종로구 재동 85-2 (02)733-4886
 
글·사진 송영민(케케케) 맛집 블로거 blog.naver.com/symin67
‘케케케’ 송영민씨는 네이버 맛집 5년 연속 파워블로거(맛짱 케케케의 Tasty Food)로 우먼센스, 쿠켄, 여자와닷컴, 한돈 등 여러 매체에 맛집 칼럼을 연재했다. 우리나라 식도락 동호회 1호 천리안 식도락동호회 시삽 및 네이버 식도락 카페 ‘행복한 만찬’ 매니저를 역임하고 현재 네이버 식도락카페 ‘미식예찬’의 매니저로 활동 중이다. ‘맛있는 곳에서 맛있게, 멋있는 곳에서 멋있게,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를 모토로 지인들과 함께한 맛있는 일상을 기록한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1930년대 정통 중국요리를 맛 보다

서울 중심에서 1930년대 정통 중국요리를 맛 보다

입력 : 2014.05.26 09:00

[직장인 회식 명소] 싱카이

대기업은 회사 차원의 대규모 회식보다 부서별이나 팀별 단위의 소규모 회식을 많이 할 것이다. 특히 포상 형식의 회식은 고급스러운 회식 장소를 찾기 마련이다. 최근 직장인 선호회식 장소를 보면 가격이 비싸도 고급스러운 곳을 찾는 경향이 있다. 특히 소수 정예의 특별한 회식이라면 더욱 두드러진다. 시끄러우며 고기 굽는 연기까지 뒤집어 써야 하는 고깃집 회식보다는 우아하고 세련되게 평소 즐기지 못하는 고급스런 요리를 맛보는 회식을 선호한다. 최근 그 수요를 반영하듯 고급 식당들이 많이 생겼다. 
 
서울 시내 중심가인 시청 인근 서울파이낸스센터에 위치한 <싱카이>는 정통 중국요리를 기본으로 운영하는 프리미엄 차이니즈 레스토랑이다. 주 메뉴는 신선한 활어와 해산물을 강한 불에 빠르게 볶아내는 조주식 요리와 다른 중국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만들어 내는 정통 중국요리들이다. 

 싱카이 요리들
POINT 1. 중국의 지역명을 딴 프리미엄급의 코스 요리<싱카이>는 고급스러운 중식 요리를 내는 곳이다. 특히 프리미엄급의 여러 코스 요리가 있는데, 회식의 성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코스는 메뉴의 종류에 따라 그 지역의 특색을 담아낸 중국 지명을 본떠 만들었는데, 메뉴의 종류에 따라 그 지역의 특색을 담아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상해 코스(1인 5만5000원)는 주로 광동식으로 조리한 요리들로 구성했다. 가격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회식의 1인 단가를 생각한다면 가격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니다. 특히 상해 코스는 오늘의 스프로 시작해 유산슬, 와사비 크림새우, 호남식 버섯소고기에 이어 식사와 후식이 제공되기 때문에 프리미엄급을 감안하면 가성비가 상당히 훌륭하다.

송산 코스(1인 13만5000원)는 불도장을 포함해 메뉴들은 사천식으로 조리한 요리들이다. 이렇게 회식의 성격이나 메뉴의 종류에 따라 회식 메뉴를 정할 수 있기 때문에 포상 분위기의 회식이라면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코스를 선택하면 좋을 것이다.
POINT 2. 1930년대 상하이 레스토랑 그대로이 집은 최고의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자랑하는데, 1930년대 상하이의 고급 레스토랑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한다. 웅장하고 고급스러워 말문이 막힐 정도다. 분위기 또한 세련되고 아늑해서 회식을 하는 동안 마음이 편안하다. 
숙련된 종업원들이 요리가 나올 때마다 재료나 조리법을 설명해주며, 알아서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해주기 때문에 회식하는 직원들은 편하게 먹고 마시기만 하면 된다. 편안한 맞춤 서비스는 결국 회식 분위기로 연결되어 보다 즐겁고 품격 있는 회식이 가능하다. 회식에 참석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을 것이다.  
       

 싱카이 내부
POINT 3. 소수정예 특별한 직장인들 위한 맞춤 회식에 적당<싱카이>는 대규모 회식보다는 20인 이하의 소규모 회식에 더 적합하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이나 포상 성격의 회식에 좋을 듯 하며, 요즘에는 간부급 소수 정예로 자주 이용된다고 한다.   
 
<싱카이>는 퓨전이 아닌 정통 스타일의 중국음식점이다. 특히 코스 메뉴는 회식 메뉴로 적합한데, 다양한 종류와 맛을 내 이런 저런 요리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 규모가 크지 않아 많은 인원이 회식하는데 제약이 따르지만, 서울 시내 한복판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교통과 접근성이 아주 좋다. 
<싱카이> 서울시 중구 태평로1가 84 서울파이낸스센터 지하 1층 (02)3783-0000
 
글·사진 송영민(케케케) 맛집 블로거(blog.naver.com/symin67)
‘케케케’ 송영민 씨는 네이버 맛집 5년 연속 파워블로거(맛짱 케케케의 Tasty Food)로 우먼센스, 쿠켄, 여자와 닷컴, 한돈 등 여러 매체에 맛집 칼럼을 연재했다. 우리나라 식도락 동호회 1호 천리안 식도락동호회 시삽 및 네이버 식도락 카페 ‘행복한 만찬’ 매니저를 역임하고 현재 네이버 식도락카페 ‘미식예찬’의 매니저로 활동 중이다. ‘맛있는 곳에서 맛있게, 멋있는 곳에서 멋있게,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를 모토로 지인들과 함께한 맛있는 일상을 기록한다.

흰옷 누런때 벗기는법 상황 별 TIP

흰옷 누런때 벗기는법 상황 별 TIP




여러분들 하얀 색 좋아하세요? ㅎㅎ

가장 깔끔해 보이기도 하고 어느 옷이든 잘 어울려서 하얀 색 계열의 옷을많이 입으실텐데요..

꺠끗해서 좋긴 하지만.. 관리 하기는 쉽지가 않지요 ㅠ.ㅠ...

하여 오늘은 흰옷 누런때 벗기는법에대해 안내해 드릴까 합니다!










흰색의 옷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을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세탁 전 우유에 담가 두시거나 우유 + 물에 헹궈주시면 색이 변색되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를 할 수 있다고 하네요 ^^
흰 옷이 누렇게 변했을때는?









- 레몬 2~3조각 정도를 넣고 같이 삶아 주시거나 계란껍질을 거즈에넣어주신 다음에 같이 
삶아 주시면 누렇게 벤 흔적들을 지울 수 있다고 해요~ 










또 옷 색을 더 선명하게 만들고 싶을때나 누런 때 제거하기 다른 방법으로는
옅은 소금물에 빨아주시면 깨끗해 진다고 하네요~ 















흰 옷에 풀물이 묻었을때는?

- 풀 색이 들었을때는 비눗물로 우선 세탁을 해 주시구요!

이후에 알콜이나 암모니아수를 화장지,헝겉 등에 묻혀서 가볍게 두드려 주시면 됩니다. ^^







진흙이 옷에 묻었을땐?

일단은 무작정 닦으려고 하지 마시구요

건조를 시키신 다음에 솔 같은 도구로 털어내 주시고 감자를 잘라서잘라낸 단면으로 
진흙이 묻은 자리에 문질러 주시고 나서 다음에 세탁을 하면 말끔하게제거가 된다고 하네요 ^^










흰 옷을 더 하얗게 만들고 싶을때는?

- 이럴땐!! 쌀을 뜬 물을 헹궈 주듯이 담궈 주셨다가 뺏다가를 몇번 반복해 주시면 좋다고 해요~ 



저도 몇가지는 써먹어 봐야겠네요 ㅎㅎㅎ 

월요일에~ 또 뵈요~ ^-^

2014년 5월 29일 목요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김육갑>, 훌훌 '마시는' 족발?

훌훌 '마시는' 족발?

입력 : 2014.02.07 09:00

[맛난 집 맛난 얘기]
서울 서초구 양재동 <김육갑>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하자 많은 사람들이 진화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음식의 변화 추이도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스레 진화의 개념이 스민다.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은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다. 변화 요인이 생길 때마다 음식은 그것을 수용하면서 알게 모르게 변해왔다. 그러나 때론 특정인에 의해 짧은 시기에 급격하게 진화하기도 한다. 부산의 냉채족발을 재해석해 광주에서 히트시킨 <김육갑>이 최근 서울 양재동에 진출했다.
부산 냉채족발이 서쪽으로 간 까닭은
하나의 생명체가 진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수백만 년이다. 이에 비하면 음식 변화는 그 기간이 아주 짧다. 자연 환경이 바뀌면 그곳의 생물은 적응하느라 모양과 성질이 바뀐다. 생명체가 진화하는 원인이 ‘자연 선택’이라면 음식의 진화 요인은 ‘고객 선택’이다. 고객이 선택하는 음식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음식은 도태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생명체가 진화하는 원인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냉채족발의 수도는 아무래도 부산이다. 광주 <김육갑>의 주인장 김수정 씨도 한때 부산을 어슬렁거리며 그 맛에 푹 빠진 적이 있다. 부산에 갈 때마다 냉채족발 삼매경에 들었다. 그러나 한 편으론 뭔가 아쉬운 2%를 느꼈다. 그 부분만 보강하면 광주에서도 통할 것 같았다. 광주에도 냉채족발은 그전부터 있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은 부산의 그것과 여전히 다르지 않았다.
 김육갑 족발
김육갑 족발
김 씨는 부산의 냉채족발을 광주로 가지고 왔다. 그리고 2%를 보강하는 작업을 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족발을 만들고자 했다. 그 결과물이 흠뻑족발(2인 2만9000원, 3~4인 3만6000원)이다. 흠뻑족발은 부산의 냉채족발이 광주로 와서 변신한 형태다. 이름 그대로 소스(라기 보다는 국물)를 흠뻑 들이붓다시피 한다. 냉채족발이 겨자소스를 ‘뿌려’먹는 데 비해 소스(국물)에 ‘말아’먹는 개념이다. 족발을 먹기보다 마신다고 까지 할 정도다. 소스는 세 가지 과일과 27가지 각종 천연 재료로 만들었다. 여성이나 어린이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매운 맛을 줄였다. 소스에서 상큼한 과즙의 단맛과 새콤한 맛이 난다.
이 집 족발은 두께가 아주 얇다. 족발에 소스가 잘 스며들어 제 맛을 내게 하기 위함이다. 잔치국수에 가는 소면을 쓰는 이유와 마찬가지다. 잔치국수 먹듯 얇은 족발을 국물에 말아 그냥 훌훌 마셔도 될 듯 하다. 얇은 족발에 해파리 냉채와 오이 당근 채, 땅콩과 참깨 가루가 함께 맛을 낸다. 매운 맛을 즐기는 고객을 위해 매콤한 겨자 소스는 별도로 준비했다. 자신의 입맛에 맞게 매운 맛을 각자 조절해 먹을 수 있다.
이것이 있음으로 해서 저것이 있다. 부산의 냉채족발이 광주로 가서 흠뻑족발로 재탄생 했다. 주인장의 예상대로 이 족발은 광주에서 불티나게 팔렸다. 근본은 부산의 냉채족발이되 여러 사람의 취향에 맞게 변신해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서울까지 올라왔다.
일반 족발도 있다. 이 집에선 육갑족발(2인 2만8000원, 3~4인 3만5000원)로 부른다. 두 가지를 동시에 맛보고 싶다면 흠뻑족발 2인분과 육갑족발 2인분을 5만7000원이 아닌 4만5000원에 묶은 ‘친구세트’를 이용하면 된다.
 만둣국과 새끼족발
만둣국과 새끼족발
개운한 만둣국 등 푸짐한 서비스 메뉴들
이 집은 ‘1.5차’를 지향한다. 1차인 저녁식사와 2차인 술집, 그 중간 콘셉트인 셈이다. 출출한 퇴근시간이나 저녁에 식사 겸 술 한잔하기에 적당하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이 집에 들어가 자리에 앉으면 큼지막한 무쇠냄비에 만둣국부터 내온다. 주문도 하지 않은 만둣국이 나와 당황하는 고객도 있다. 놀랄 필요 없다. 이건 족발을 주문하는 손님에게 서비스로 제공하는 무료 메뉴다. 가스 레인지에 불을 붙이고 만둣국 끓는 모습이 나가사키 짬뽕을 닮았다. 떡점과 홍합, 유부, 숙주나물, 양파, 대파가 들어간 꽤 괜찮은 만둣국인데다 양도 워낙 푸짐해 서비스 메뉴로는 갑이다. 돼지뼈와 해물로 국물을 냈는데 나가사키 짬뽕보다 진하지 않고 담백하다. 식사는 물론, 술 안주로도 그만이다. 좀 더 먹고 싶다면 두 번째부터는 유료(5000원)로 리필한다. 하지만 족발집에 왔으므로 만둣국에 정신이 팔리는 것도 족발에 대한 예의는 아니리라.
족발을 주문하면 새끼족발도 덤으로 함께 내온다. 술꾼에겐 고마운 안줏감이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부족하다면 볶음순대가 있다. 볶음순대(5000원)는 손님 심리를 꿰뚫은 고마운 메뉴다. 족발을 안주 삼아 술을 먹다 보면 어느새 안주가 바닥을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술 역시 거의 다 마셔가는데 새로 주문하자니 족발을 너무 많이 남기게 되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 망설이게 된다. 바로 이런 경우에 부담 없이 시킬 수 있는 메뉴가 바로 볶음순대다. 순대, 깻잎, 떡점과 라면사리, 당면에 고추장 양념을 넣고 끓여 먹는다. 마치 신당동 떡볶이 스타일 그대로다. 다 먹고 나서 밥을 볶아먹어도 좋다. 
 김육갑 냉체족발
김육갑 냉체족발
십간(十干)중 첫 번째가 갑이다. 우열을 가릴 때 최고의 등위에 해당한다. 이 집 상호에 들어간 육갑(肉甲)은 최고의 고기 최고의 족발, 즉 갑육(甲肉)을 의미한다. 점포 이름에 주인장의 의지를 반영했다. 이제 갑오년이다. 갑이 갑을 만나는 해다. 그래서 이 집 족발과 음식이 더욱 기대된다.

먼저 다녀온 손님들에 의하면 이 집에는 삼경육갑(三㬌六甲)이 있다고 한다. 세가지 볼 거리와 여섯 가지 최고라는 얘기다. 벽면을 장식한 도자기가 삼경 중 일경이 아닌가 짐작된다. 국물이 푸지고 맛난 흠뻑족발과 맑고 개운한 국물이 빼어난 서비스용 만둣국, 이 두 가지는 물어볼 것도 없이 육갑에 속할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이경(二㬌)과 사갑(四甲)은 아직 모르겠다. 
<김육갑>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80-3   전화: 02-577-1137

기고= 글 이정훈, 사진 변귀섭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절구만두>,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 수제만두에 불고기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 수제만두에 불고기까지

입력 : 2014.01.03 09:00

[맛난 집 맛난 얘기]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절구만두>

만두의 여러 기원설 가운데 제갈량 기원설이 있다. 남만정벌에 나선 제갈량은 적장인 맹획을 일곱 번 사로잡았다가 일곱 번 놓아주었다는 그 유명한 칠종칠금(七縱七擒) 전략으로 이들을 제압한다. 촉군은 개선하는 길에 여수 강가에서 풍랑을 만난다. 이때 제물로 사람의 머리 대신 만두를 만들어 제사를 지내고 무사히 돌아왔다는 것이다. 물론 ‘삼국지연의’라는 소설을 쓴 나관중이 지어낸 허구일 수도 있다. 그러나 민간에서는 이를 믿고 싶어한다.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제갈량의 인품과 지략을 만두의 기원과 연결시킨다. 남양주시의 <절구만두> 주인장 제갈한덕 씨는 제갈량의 65대손이다. 만두를 조상님이 만들고, 후손이 파는 격이다. 제갈량이 처음 만든 만두는 중국 남부에서 대륙을 지나 약 2,000년 뒤 이 땅에서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을까?
섣달 그믐날 저녁 만둣국이 있던 풍경
설날을 며칠 앞두면 집집마다 분주했다. 엿을 고고, 조청과 두부를 만들고, 튀밥을 튀기고, 가래떡을 뽑았다. 엄마들은 집안 청소에 이불 홑청까지 빨아 널었다. 아버지들은 땔감을 부엌에 충분히 들여놓고 동네에서 추렴으로 잡은 고기를 끊어왔다. 온종일 배가 불룩한 애들을 저마다 이발소에 다녀왔다. 그러다가 섣달 그믐날이 되면 동네가 오히려 조용해졌다. 밖으로 나다니는 사람이 확 줄었다. 이때쯤이면 집집마다 만두를 만드는 시간이다. 겉으론 조용해 보였지만 집 안에서는 분주했다. 부엌과 방마다 얘기꽃을 피우느라 시끌벅적했다. 동서, 자매, 시누이 올케, 고부 사이에 수많은 덕담과 정담이 오갔다. 만두를 만드는 시간만큼은 그 어떤 고부지간도 그 어떤 동서지간도 한 편이었고 동지였다.

 손만두국
손으로는 반죽을 밀고 피를 떠내고 소를 올려 만두를 빚었다. 동시에 남편과 아들과 시아버지가 쉼 없이 그녀들 입에 차지게 오르내렸다. 그믐날 만두를 만들 때 만큼은 여성대 남성으로 전선이 형성되었다. 함지박에는 김치와 두부와 숙주나물로 갈아 만든 만두 소가 잔뜩 담겨 있고, 두레상은 얌전히 접힌 채 새로 만든 만두들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짧은 그믐 해가 어둑어둑해지면 하얀 밀가루 뒤집어쓴 집안 여인네들도 슬슬 일어섰다.

대게는 해가 떨어질 무렵이면 부엌 가마솥에서 우르르 물 끓어오르는 소리가 났다. 이내 만두 익어가는 냄새가 났고, 간장냄새와 방금 썬 파 냄새가 났다. 아이들은 동네의 당숙이나 재당숙, 이웃의 어른들을 부르러 집을 나섰다. 대낮처럼 안방 건넌방 사랑방 불을 밝히고, 방마다 푸짐한 만두 상이 펼쳐졌다. 왁자지껄한 집 안팎에 만둣국 김이 무럭무럭 오르면서 그믐밤이 깊어갔다.
맑은 한우 국물에 속 꽉 찬 만두, 불고기와 먹으면 만족은 곱절
<절구만두>의 만두는 사람이 직접 손으로 빚은 수제 만두다. 그런데 모양이 쪽 고르고 예쁘다 보니 기계만두가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그러나 한쪽에 마련한 ‘어머니의 만두공장’에서는 주인장의 어머니와 장모를 비롯한 아주머니들이 번갈아 두 명씩 손으로 만두를 연신 빚고 있다. 이 집의 상호가 ‘절구’인 것도 직접 절구에 재료를 빻아 만두를 만들기 때문에 그렇게 지은 듯 하다.

 직접 만드는 만두들
만두소에는 돼지고기를 비롯해 모두 15가지 정도 재료가 들어간다. 특히 부추, 호박, 양배추, 양파, 마늘 등 채소류가 다양하게 많이 들어간다. 여기에 소금, 간장 등의 양념류가 가세했다. 이렇게 만든 만두소는 하루 정도 숙성되어야 비로소 만두피 품 안에 안긴다. 점포에서 파는 만두는 그날 만들어 그날 판다. 그러나 테이크아웃용 만두는 얼려놓아야 하므로 미리 냉동시켜둔다.

만두는 크게 보면 그냥 한 가지다. 다만 외형에 따라 동그란 만두와 양 끝을 이어 붙이지 않은 반달 모양 두 가지가 있다. 반달 모양 만두는 군 만두용이다. ‘손만두국’(6000원)이 대표 만두 메뉴다. 만둣국의 육수는 한우로 만들었다. 한우 마구리뼈와 대파 양파 마늘 등 채소로 국물을 냈다. 젊은 층을 의식해서 그런지 국물이 아주 맑고 깔끔하다. 여기에 만두 5개가 들어갔다. 보기에도 큼지막한 검은색 도기에 5개의 만두가 푸짐해 보였다. 그러나 만두만 먹기엔 아쉬워하는 고객을 위해 ‘불고기주는 손만두국’(2인 이상, 9000원)을 준비했다. 한우 목심으로 만든 불고기를 1인당 90g씩 준다. 만두와 함께 먹는 불고기는 먹을수록 더 맛있게 느껴졌다. 


 불고기주는 손만두국
불고기주는 손만두국
불고기판이 뜨거워지고 불고기가 익어갈 무렵, 색다른 맛을 즐길 수도 있다. 식탁 위에 놓아둔 날달걀을 깨 불고기판 테두리에 둘러 익힌다. 불고기 육수와 달걀이 섞인 고소한 국물에 불고기를 적셔먹으면 마치 일본식 스키야키를 먹는 느낌이다. 가만 보니 대부분의 고객이 이 메뉴를 주문했다. 특히 젊은 주부들이 즐겨 먹는 메뉴였다. 

만두에 집중하는 만두 마니아를 위해 군만두(8개 6000원)와 찐만두인 접시만두(8개 6000원)도 마련했다. 만두 속이 꽉 차고 단단하다. 살짝 입 안에 생강 향이 은은하게 돌면서 잡내와 느끼함이 없다. 삭힌 고추, 청양고춧가루로 만든 만두 소스가 매콤하고 칼칼하다. 소스에 찍어먹으면 또 다른 만두 맛을 즐길 수 있다. 앞으로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김치만두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감동의 반전 ‘신발 책임집니다’
한우로 국물을 내고 직접 손으로 만든 수제 만두여서 원가가 제법 높을 것 같다. 그럼에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만두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집의 강점이다. 주말에는 포천 베어스 타운을 오가는 사람들로 붐빈다. 가급적 점심시간을 피해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보리강정, 미숫가루 등 셀프 디저트코너
보리강정, 미숫가루 등 셀프 디저트코너
만두를 다 먹고 나서 먹는 후식도 푸짐하다. 구수하고 달콤한 보리강정, 전문점 뺨치는 원두커피, 시원하고 고소한 미숫가루가 준비되어 있다. 특히 원두커피는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전문점용 8온스 종이컵을 비치해두었다. 16인실 독립된 방이 따로 있어 가족 모임이나 각종 친목 모임에 활용하면 좋을 듯 하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려는데 출입문에 ‘신발...책임집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책임 못 지니 알아서 간수하라는 문구는 숱하게 봤지만 책임지겠다는 문구는 처음이다. 문득 제갈량의 도량과 지혜와 배려심이 떠올랐다. 주인장은 역시 제갈량의 후예였다.
<절구만두>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 45-14 (031)527-5979

외부기고=글 이정훈, 사진 변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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