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움과 푸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5월도 어느덧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5월의 황금연휴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여행지로 몸과 마음을 옮겼고, 이제는 또 다른 5월 행사를 준비할 때인데 8일 어버이날과 15일 스승의 날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버이날은 1956년 어머니의 날로 시작을 하고, 그 뒤 1973년 어버이날로 개정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스승의 날은 1958년 청소년 적십자 단원들이 세계적십자의 날을 맞이하여 병중에 있거나 퇴직한 교사를 위문하기 시작하면서 5월 24일을 은사의 날로 시작, 이후 1964년 스승의 날로 변경되어 날짜도 세종대왕 탄생일인 5월 15일로 정해졌다. 막걸리와 전통주 역시 역사와 함께 맥이 끊기지 않고 여기까지 왔는데, 대를 이어 만들어진 막걸리와 전통주는 뭐가 있을까? 오늘은 이렇게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와 딸로 이어지는 우리 술과 문화를 소개해 본다.
- (좌) 우곡주, (우)문배주를 내리고 있는 이기춘 중요무형문화재. (출처 문화채청)
아버지의 철학을 이어받은 프리미엄 탁주 ‘우곡주’일반적인 막걸리는 쌀량이 1이라면 물 5~7배수로 넣는데, 유기농 쌀에 첨가하는 물을 극소화해 빚어낸 술이 있다. 배혜정도가의 최고급 탁주인 우곡주인데, 이는 물의 비율이 쌀과 거의 같을 정도로 극소화 시켰다. 덕분에 맛은 유기농 쌀이 주는 진한 풍미와 도드라지는 산미가 특징이다. 이 술이 아버지의 철학을 이어받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제품명. 배혜정도가의 대표 배혜정 씨의 부친인 배상면 옹의 호인 우곡으란 이름으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우곡이란 뜻은 또 우(又), 누룩곡(麦+曲)으로 다시 태어나도 술의 씨앗인 누룩이 되겠다는 뜻으로 아버지인 배상면 옹의 전통주에 대한 집념과 노력, 그리고 철학을 잘 나타내고 있다. 현재 우곡주는 배혜정도가 최고급탁주인 만큼 한정생산 및 판매만 진행하고 있다.
대를 이어가는 중요 무형문화재 ‘문배주’증류식 소주임에도 불구하고 배향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평안도 지방에서 전승되어 오는 문배주는 문배나무의 과실에서 풍기는 향기와 같아 붙여진 이름으로, 원료는 밀, 좁쌀, 수수로누룩의 주원료는 밀이다. 현재 이 문배주가 세상에 더욱 알려진 계기는 1986년 3대 이경찬 옹이 중요무형문화재 86-가호로 지정되었고 이후 2000년에는 남북정상회담 공식 건배주로 사용되었다. 현재는 4대 이기춘 씨 역시 문배주 전승자로 무형문화재 및 농식품부 지정 식품 명인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기춘 씨의 아들 5대 이승용 씨가 무형문화재 전수교육 계승자로 이어지고 있다.
- 물만 넣고 온도관리만 하면 간단한 무첨가 막걸리가 빚어진다. 출처 www.kabfri.com
가정의 달에는 가양주 문화의 우리 술로 선물을흔히 주류 관련된 선물은 서양의 술인 와인 및 위스키로 하는 경우가 많다. 제품 자체가 다양하기도 하고 서양 문화에 대한 사대주의에서도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1년 중 서양에서 건너 온 다양한 행사가 있지만, 적어도 5월의 가정의 달에는 대를 물려온 우리술로 선물을 해 보면 어떨까? 한국의 술은 본래 가정에서 빚어지는 가양주 문화였고, 한 방울 한 방울 빚어지는 귀한 전통주로 부모와 스승에 대한 예를 지켜온 문화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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