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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남인(南人)의 땅 역사 기행―운길산, 한음 이덕형 묘소, 다산유적지

부지런하라, 검소하라 茶山이 내게 말을 건다

입력 : 2014.06.12 04:00


  • 남양주 역사 기행―운길산, 한음 이덕형 묘소, 다산유적지

    
 6일 오후 남양주 운길산에 있는 수종사 대웅전 앞마당.
    6일 오후 남양주 운길산에 있는 수종사 대웅전 앞마당. 두물머리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다산 정약용은 이곳에 올라 “산을 보니 달리고 싶어 겨드랑이에 찬바람 이네”라고 노래했다.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여행에 앞서 정치를 떠올리는 건 유쾌한 일이 아니다. 당쟁의 유구한 역사를 생각하는 순간, 심신이 쇠약해질 수도 있다. "산천은 변해 바뀌어도 당파 짓는 나쁜 버릇 깨부술 날이 없구나…." 200년 전 다산 정약용도 한탄한 걸 보면 떨쳐내기 어려운 습속인 모양이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전국 각지에서 새로운 목민(牧民)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표는 던졌으나 마음이 영 찜찜할 수 있겠다. TV를 끄고 길을 나선다. 길목엔 예기치 못한 전율이 기다리니, 잡목 속에 우뚝한 거목의 발견이다.

    남양주, 남인(南人)의 땅

    경기도 남양주로 간다. 조선 중기, 경기도 파주가 신권(臣權)을 앞세운 서인의 땅이라면〈5월 22일자 본지 D5면 참조〉, 남양주는 왕권 정치를 떠받드는 남인의 땅이었다. 한음 이덕형과 다산 정약용이 피고 지고, 이준경·유영경 등 숱한 정승이 이곳에 묻혔다.

    여행의 시작을 운길산(雲吉山)에서 한다. 산을 택한 건 수종사(水鐘寺) 때문. 산 중턱 주차장에 있는 일주문을 지나 15분쯤 오르면 모습을 드러낸다. 절에 얽힌 재밌는 전설이 있다. 피부병을 고치려 오대산을 다녀오던 세조가 이곳에서 하루를 묵었는데, 한밤중에 웬 종소리가 들려 나가 보니 18나한상(像)을 품은 바위 굴이 있었다. 종소리는 물방울이 떨어지며 인 공명(共鳴)이었다. '수종(水鐘)'이라 이름 붙은 연유다. 세조가 심었다는 500년 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전설에 사실성을 더한다.

     부지런하라, 검소하라 茶山이 내게 말을 건다
    지류가 본류로 모일 때, 달리 흐르던 뜻이 하나로 통할 때의 희열이 있다. 대웅전 앞마당에 선다. 두물머리(兩水里)가 한눈에 들어온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이다. 일찍이 조선의 문호 서거정이 "동방의 사찰 중 전망이 제일"이라고 격찬한 장관이다.

    한음과 다산 역시 이곳에 자주 올랐다. 두물머리에 이르러 비로소 두 강은 하나의 이름을 얻는다. 민가와 양수대교, 삼각꼴의 두물머리가 사이좋게 반짝인다. 하산하기 위해 불이문을 나선다. 불이(不二), 진리가 둘이 아니라는 뜻이다.

    편 가르지 않고 벗을 사귀다

    수종사에서 이정표를 따라 송촌리 방향으로 2㎞쯤 내려가면 한음의 별서(別墅·작은 농막) 터가 나온다. 31세에 최연소 대제학을 지내고, 37세에 우의정에 올라 영의정을 지냈던 한음이 삭탈관직을 당한 뒤 여생을 보내기 위해 집을 지었으나, 지금은 흔적조차 없다. 한음이 말을 타고 내릴 때 디뎠다는 하마석(下馬石) 하나만 남았다. 그 옆에 어설피 말 동상이 하나 서 있다. 관광객들이 말 궁둥이를 괜히 한 번씩 툭툭 친다.

    그는 남인이었으나, 당색에 매몰되지 않았다. 평생의 지음, 오성 이항복은 서인이었다. '광해군일기'에 이런 기록이 있다. '사람됨이 솔직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곧았다. 또 당론(黨論)을 좋아하지 않았다.' 별서 터엔 한음이 심었다는 400년 된 은행나무가 있다. 두 그루다. 내친김에 한음의 묘소로 향한다. 강 건너 양평군 목왕리다. 목왕리에 닿기 전 부용리 야산에 있는 명재상 이준경의 묘를 지난다. 그는 자신이 왕위에 올려준 어린 선조에게 "붕당의 사론을 없애야 한다"고 경고하곤 숨을 거뒀다. 10㎞쯤 달리면 지장사가 나오는데, 뒷산에 한음의 묘가 있다. 산 초입은 정돈이 안 돼 어수선해도, 묘에 다다르면 시계가 탁 트여 완전히 딴 세상이다. 한음은 먼저 세상을 뜬 부인과 합장했다. 두 사람이 한 무덤이다.

     부지런하라, 검소하라 茶山이 내게 말을 건다
    부지런하고, 또 검소할 것

    다시 양수대교를 건너 팔당댐 방향으로 12㎞쯤 간다. 다산 정약용의 흔적을 따라서다. 조안면 능내리에 있는 묘와 생가, 기념관이 '다산유적지'로 조성돼 있다. 유적지 내부는 공원처럼 깔끔하다.

    수원 화성 모형을 지나, 정조 임금의 수원 행차 때 다산이 노량진에 설치했다는 배다리(舟橋) 모형을 건너면 '여유당(與猶堂)'이 나온다. 신유박해로 18년의 유배를 한 그가 고향에 돌아와 묵은 곳이다. 신유박해는 천주교인이 많았던 반대파 남인 세력을 제거하려는 노론의 정략적 수단이기도 했다. '여유(與猶)'는 사방을 두려워하며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뜻이다. 여유당 처마에 제비가 둥지를 틀었다. 고개가 연신 사위를 살핀다.

    다산은 18년 뒤 이곳에 묻혔다. 두꺼운 책 대신, 그는 두 아들에게 부지런할 근(勤)과 검소할 검(儉), 두 글자만 남겼다. "이 두 자는 비옥한 논밭보다 나으니 일생 동안 써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저녁,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능내리 식당 '별난버섯집'으로 간다. 능이숫총각버섯탕을 주문한다. 고기 대신 고른 메뉴다. '초고버섯'으로도 불리는 이 버섯에 새송이·표고·느타리 등등 일곱 버섯을 더 넣고 끓였다. 팔팔 끓던 국물이 가라앉자 말간 버섯갓이 드러난다. 다산은 죽기 6일 전 "죽는다는 건 아침에 생겼다가 없어지는 버섯처럼 덧없는 것"이라 썼다. 맑은 국물을 떠 마신다. 개운한 것이, 별 욕심이 없어진다.


    운길산 '구름이 걸린다'는 이름과 달리, 해발 610m로 가벼운 등산 코스다. 지하철 중앙선 운길산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세 코스로 나뉘는데, 수종사 코스는 왕복 4㎞ 정도다.

    한음 이덕형 묘소·신도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목왕3리에 있다. 목왕 삼거리에 도착하면, 삼거리 중앙로를 기준으로 양옆에 개울과 지장사가 있다. 개울을 건너는 작은 철교 너머엔 신도비가, 지장사 뒷산엔 묘소가 있다.

    다산유적지 다산 생가와 다산 묘, 기념관·문화관이 한곳에 모여 있다. 유적지 곳곳에서 다산이 '목민심서'와 '경세유표'에 남긴 명언을 찾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도·서예 체험교실도 열린다. 오전 9시~오후 6시. 무료. (031)590-2481

    별난버섯집 능이숫총각버섯탕<사진>은 맑은탕과 다대기를 넣은 매콤한 탕 두 가지가 있다. 1만3000원. 남양주 버섯 맛집으로 알려진 이 집은 능이버섯을 넣은 백숙이나 불고기, 전골 등도 내놓는다. 조안면 능내리 471-8번지. (031)592-6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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