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레인지는 보통 네트워크 없이 하나의 유닛만 가지고 저역~고역까지 모두 나오는 방식입니다.
이론적으로는 가장 최적의 스피커이긴 한데.. 아무래도 스피커 특성상 저역과 고역이 좀 부족한 게 사실이죠.
그래서 인클로저로 저역을 보강하거나 초고역용 트위터를 보완해서 소리를 만들곤 합니다.
풀레인지 소리는 자연스럽고도 편안하고 오래 들어도 잘 질리지 않는 소리가 대부분이기는 한데
풀레인지라고 모두 그렇지는 않더군요.
멀티 유닛 방식에서는 대부분 네트워크로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나누어서 스피커마다 내는
소리 영역이 구분되게 하는 방식을 씁니다. 요즘 스피커는 대부분 이 방식인데, 장점은
저음, 중음, 고음역을 잘 내는 유닛의 특성만 활용해서 좋은 소리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멀티 유닛 방식에서 피할 수 없는 문제가 각 유닛들 간의 음압 차이, 임피던스(옴수) 차이
등등을 고려해서 설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자작시 머리가 아프죠.
간혹 보면 네트워크를 아주 비싼 콘덴서와 코일로 100만원 이상이나 주고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스피커 인클로저는 MDF로 만든 싸구려더군요. 네트워크보다 인클로저가 더 중요한데..
이런 경우는 들인 돈에 비해서 좋은 소리가 날 리가 없겠지요. 차라리 그 돈으로 다인 중상급기를
사는 게 소리가 훨씬 나을 겁니다.
그리고 네트워크는 1차~4차 이상으로 보통 구분을 하는데 차수가 높아질수록 크로스오버 주파수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끊어줍니다. 주파수 대역으로 보면 slope가 가파르게 되는 거죠.
우퍼에 코일 1개, 트위터에 콘덴서 1개만 들어간 게 1차, 2개씩 쓰면 2차...
그리고 여러가지 네트워크 설계 방식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네트워크 회로가 존재합니다.
1차는 우퍼와 트위터간에 겹치는 소리 영역이 넓기 때문에 두 유닛의 소리가 섞여서 납니다.
일반적으로 좀 고가의 스피커로 가면 차수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꼭 그런 것도 아니더군요. 다인 상급기(2-3천만원대)는 1차 네트워크 더군요.
물론 다인의 경우는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서 결정된 것이겠지만,
제 경험상으로도 단순히 차수만 높인다고 소리가 더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빈티지인 경우는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더 소리가 좋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알텍이나 JBL, EV 빈티지 네트워크들은 대부분 몇십만원을 호가하지만
12dB(2차) 또는 6dB(1차)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차수보다는 사용되는 부품의 퀄리티에 따라서 소리가 좀 달라지나 봅니다.
저는 귀가 어두워서 싼 부품과 비싼 부품 차이를 잘 모르겠더군요.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네트워크 자작하실 분들은 비싼 돈 들여서 4차 네트워크 만들어서 고민하지 마시고..
그냥 간단히 1-2차로 만드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의외로 소리 좋은 스피커들 뜯어보면
네트워크가 허접한(1-2차 정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네트워크 차수가 높아야만
좋은 소리가 난다는 게 아닌 거죠.
대체로 중요도는 유닛 -> 인클로저 -> 네트워크 순인 것 같습니다.
좋은 유닛은 막통에 넣어도 소리 좋습디다. (예: 스카닝)
사실, 네트워크 제대로 만들려면 출력 파형 측정 장비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기기들이
갖춰져야 하고, 전자회로에 대한 지식도 좀 있어야 하고, 유닛 각각에 대한 주파수 특성 챠트와
옴수 등의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아니면 저처럼 그냥 집에서 간단하게 전자 크로스오버(전 베링거 Super-X Pro 사용)를
이용하면 위와 같은 네트워크 없이 자유롭게 주파수를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귀가 예민한 분들은 이걸 쓰지 않는 게 좋을 수도 있겠군요.
저는 가격이나 성능, 소리에서 상당히 만족을 합니다만..
사실 스피커 선이나 인터선 등도 은도금선, OFC 동선, 주석선 등등 여러가지를
셀렉터로 A->B->A->B 돌아가며 들어보지만 제 귀로는 잘 구분이 안되더군요.
이게 앰프나 프리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는 군요. 선재 영향이 큰 앰프가 있고
영향을 별로 안 받는 앰프가 있다고 하니.. 오디오는 멀고도 험한 길 같습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편한 길로 가시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들이 에베레스트 오른다고(하이엔드) 따라 가다 반쯤 죽을 수도 있으니까^^
그냥 북한산 오르고 만족하는 것도 평범한 사람에게는 더 건강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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