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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김육갑>, 훌훌 '마시는' 족발?

훌훌 '마시는' 족발?

입력 : 2014.02.07 09:00

[맛난 집 맛난 얘기]
서울 서초구 양재동 <김육갑>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하자 많은 사람들이 진화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음식의 변화 추이도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스레 진화의 개념이 스민다.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은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다. 변화 요인이 생길 때마다 음식은 그것을 수용하면서 알게 모르게 변해왔다. 그러나 때론 특정인에 의해 짧은 시기에 급격하게 진화하기도 한다. 부산의 냉채족발을 재해석해 광주에서 히트시킨 <김육갑>이 최근 서울 양재동에 진출했다.
부산 냉채족발이 서쪽으로 간 까닭은
하나의 생명체가 진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수백만 년이다. 이에 비하면 음식 변화는 그 기간이 아주 짧다. 자연 환경이 바뀌면 그곳의 생물은 적응하느라 모양과 성질이 바뀐다. 생명체가 진화하는 원인이 ‘자연 선택’이라면 음식의 진화 요인은 ‘고객 선택’이다. 고객이 선택하는 음식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음식은 도태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생명체가 진화하는 원인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냉채족발의 수도는 아무래도 부산이다. 광주 <김육갑>의 주인장 김수정 씨도 한때 부산을 어슬렁거리며 그 맛에 푹 빠진 적이 있다. 부산에 갈 때마다 냉채족발 삼매경에 들었다. 그러나 한 편으론 뭔가 아쉬운 2%를 느꼈다. 그 부분만 보강하면 광주에서도 통할 것 같았다. 광주에도 냉채족발은 그전부터 있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은 부산의 그것과 여전히 다르지 않았다.
 김육갑 족발
김육갑 족발
김 씨는 부산의 냉채족발을 광주로 가지고 왔다. 그리고 2%를 보강하는 작업을 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족발을 만들고자 했다. 그 결과물이 흠뻑족발(2인 2만9000원, 3~4인 3만6000원)이다. 흠뻑족발은 부산의 냉채족발이 광주로 와서 변신한 형태다. 이름 그대로 소스(라기 보다는 국물)를 흠뻑 들이붓다시피 한다. 냉채족발이 겨자소스를 ‘뿌려’먹는 데 비해 소스(국물)에 ‘말아’먹는 개념이다. 족발을 먹기보다 마신다고 까지 할 정도다. 소스는 세 가지 과일과 27가지 각종 천연 재료로 만들었다. 여성이나 어린이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매운 맛을 줄였다. 소스에서 상큼한 과즙의 단맛과 새콤한 맛이 난다.
이 집 족발은 두께가 아주 얇다. 족발에 소스가 잘 스며들어 제 맛을 내게 하기 위함이다. 잔치국수에 가는 소면을 쓰는 이유와 마찬가지다. 잔치국수 먹듯 얇은 족발을 국물에 말아 그냥 훌훌 마셔도 될 듯 하다. 얇은 족발에 해파리 냉채와 오이 당근 채, 땅콩과 참깨 가루가 함께 맛을 낸다. 매운 맛을 즐기는 고객을 위해 매콤한 겨자 소스는 별도로 준비했다. 자신의 입맛에 맞게 매운 맛을 각자 조절해 먹을 수 있다.
이것이 있음으로 해서 저것이 있다. 부산의 냉채족발이 광주로 가서 흠뻑족발로 재탄생 했다. 주인장의 예상대로 이 족발은 광주에서 불티나게 팔렸다. 근본은 부산의 냉채족발이되 여러 사람의 취향에 맞게 변신해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서울까지 올라왔다.
일반 족발도 있다. 이 집에선 육갑족발(2인 2만8000원, 3~4인 3만5000원)로 부른다. 두 가지를 동시에 맛보고 싶다면 흠뻑족발 2인분과 육갑족발 2인분을 5만7000원이 아닌 4만5000원에 묶은 ‘친구세트’를 이용하면 된다.
 만둣국과 새끼족발
만둣국과 새끼족발
개운한 만둣국 등 푸짐한 서비스 메뉴들
이 집은 ‘1.5차’를 지향한다. 1차인 저녁식사와 2차인 술집, 그 중간 콘셉트인 셈이다. 출출한 퇴근시간이나 저녁에 식사 겸 술 한잔하기에 적당하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이 집에 들어가 자리에 앉으면 큼지막한 무쇠냄비에 만둣국부터 내온다. 주문도 하지 않은 만둣국이 나와 당황하는 고객도 있다. 놀랄 필요 없다. 이건 족발을 주문하는 손님에게 서비스로 제공하는 무료 메뉴다. 가스 레인지에 불을 붙이고 만둣국 끓는 모습이 나가사키 짬뽕을 닮았다. 떡점과 홍합, 유부, 숙주나물, 양파, 대파가 들어간 꽤 괜찮은 만둣국인데다 양도 워낙 푸짐해 서비스 메뉴로는 갑이다. 돼지뼈와 해물로 국물을 냈는데 나가사키 짬뽕보다 진하지 않고 담백하다. 식사는 물론, 술 안주로도 그만이다. 좀 더 먹고 싶다면 두 번째부터는 유료(5000원)로 리필한다. 하지만 족발집에 왔으므로 만둣국에 정신이 팔리는 것도 족발에 대한 예의는 아니리라.
족발을 주문하면 새끼족발도 덤으로 함께 내온다. 술꾼에겐 고마운 안줏감이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부족하다면 볶음순대가 있다. 볶음순대(5000원)는 손님 심리를 꿰뚫은 고마운 메뉴다. 족발을 안주 삼아 술을 먹다 보면 어느새 안주가 바닥을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술 역시 거의 다 마셔가는데 새로 주문하자니 족발을 너무 많이 남기게 되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 망설이게 된다. 바로 이런 경우에 부담 없이 시킬 수 있는 메뉴가 바로 볶음순대다. 순대, 깻잎, 떡점과 라면사리, 당면에 고추장 양념을 넣고 끓여 먹는다. 마치 신당동 떡볶이 스타일 그대로다. 다 먹고 나서 밥을 볶아먹어도 좋다. 
 김육갑 냉체족발
김육갑 냉체족발
십간(十干)중 첫 번째가 갑이다. 우열을 가릴 때 최고의 등위에 해당한다. 이 집 상호에 들어간 육갑(肉甲)은 최고의 고기 최고의 족발, 즉 갑육(甲肉)을 의미한다. 점포 이름에 주인장의 의지를 반영했다. 이제 갑오년이다. 갑이 갑을 만나는 해다. 그래서 이 집 족발과 음식이 더욱 기대된다.

먼저 다녀온 손님들에 의하면 이 집에는 삼경육갑(三㬌六甲)이 있다고 한다. 세가지 볼 거리와 여섯 가지 최고라는 얘기다. 벽면을 장식한 도자기가 삼경 중 일경이 아닌가 짐작된다. 국물이 푸지고 맛난 흠뻑족발과 맑고 개운한 국물이 빼어난 서비스용 만둣국, 이 두 가지는 물어볼 것도 없이 육갑에 속할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이경(二㬌)과 사갑(四甲)은 아직 모르겠다. 
<김육갑>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80-3   전화: 02-577-1137

기고= 글 이정훈, 사진 변귀섭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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