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집 맛난 얘기]
충남 천안시 두정동 <짬뽕지존>
중국 차오마몐(炒馬麵)과 일본 나가사키의 잔폰(ちゃんぽん)은 짬뽕과 사촌 격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먹는 짬뽕이 이 땅에 들어와 진화하기 이전 단계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짬뽕이 차오마몐이나 잔폰과 결정적으로 다른 건 시뻘건 고춧가루가 들어가 맵고 얼큰한 맛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짬뽕은 한국 고춧가루의 매운맛과 빨간색을 내면서 비로소 짬뽕이 되었다. 고기와 채소에 해산물을 사용하고, 불에 볶아 육수를 넣는 점 등은 셋이 다르지 않다. 고춧가루야말로 짬뽕을 짬뽕이게 한 돌연변이 유전자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 들어와 중식당을 운영하면서 처음으로 짬뽕에 고춧가루를 풀었던 사람은 분명 맛으로나 상업적으로나 뛰어난 감각의 소유자였을 것이다.
얼큰한 국물에 가는 면발, 해산물도 푸짐
충남 천안의 <짬뽕지존>은 매운 짬뽕으로 소문났다. 이 집 주인장은 지금의 매운 짬뽕을 만들어내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주변 상권이 젊은이들 위주로 형성돼 있어 당초 그들이 좋아할 만한 짬뽕을 개발하려고 했던 것. 수차례의 설문과 조사, 연구와 벤치마킹을 통해 지금의 짬뽕이 탄생했다. 이 과정에서 주인장은 너무 많은 짬뽕을 먹어 밀가루 알레르기가 생겼단다. 누구보다 짬뽕을 좋아했던 면식 애호가였는데 지금은 입에 대지도 못한다. 그가 몸을 던져 개발한 짬뽕은 ‘지존짬뽕’과 ‘지옥짬뽕’ 두 가지. 이 중 지존짬뽕(7000원)은 매운맛을 완화한 보통 짬뽕이고 지옥짬뽕(7000원)이 본격적으로 매운맛을 강화시킨 짬뽕이다.
충남 천안의 <짬뽕지존>은 매운 짬뽕으로 소문났다. 이 집 주인장은 지금의 매운 짬뽕을 만들어내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주변 상권이 젊은이들 위주로 형성돼 있어 당초 그들이 좋아할 만한 짬뽕을 개발하려고 했던 것. 수차례의 설문과 조사, 연구와 벤치마킹을 통해 지금의 짬뽕이 탄생했다. 이 과정에서 주인장은 너무 많은 짬뽕을 먹어 밀가루 알레르기가 생겼단다. 누구보다 짬뽕을 좋아했던 면식 애호가였는데 지금은 입에 대지도 못한다. 그가 몸을 던져 개발한 짬뽕은 ‘지존짬뽕’과 ‘지옥짬뽕’ 두 가지. 이 중 지존짬뽕(7000원)은 매운맛을 완화한 보통 짬뽕이고 지옥짬뽕(7000원)이 본격적으로 매운맛을 강화시킨 짬뽕이다.
오징어와 홍합에 돼지고기 살코기가 얼큰한 국물과 함께 씹힌다. 고명으로 올린 채 썬 오이와 부추가 싱그럽다. 가늘게 뽑은 면발은 금방 국물을 빨아들여 면 맛과 국물 맛이 따로 놀지 않는다. 식기 전에 바로 먹어야 제맛이 나므로 이 집에서 배달은 하지 않는다. 홍합을 껍데기는 버리고 알맹이만 넣었다. 굳이 홍합 껍데기로 푸짐해 보이고 싶지 않아서라고 한다.
인공첨가물 아닌 국내산 태양초로 매운맛 내
본격적으로 매운 짬뽕은 지옥짬뽕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매운 맛의 진수를 보여준다. 충북 음성에서 구매한 태양초 고춧가루가 매운맛의 주범이다. 주인장에 따르면 인공 캡사이신을 배제하고 강한 매운맛을 내기 위해 여러 고춧가루를 물색한 끝에 찾아낸 고춧가루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맵긴 해도 무지막지한 자극은 없는 듯하다.
지옥짬뽕의 매운맛은 4단계다. 물론 4단계로 올라갈수록 매운맛의 강도가 높아진다. 무턱대고 처음부터 상위 단계를 주문하면 큰 코 다친다. 아예 벽에 노약자, 임산부, 위궤양, 고혈압, 컨디션 안 좋은 손님은 지옥짬뽕을 절대 주문하지 말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경고문을 붙여놓았다. 그런데도 어떤 아주머니가 지옥짬뽕을 주문해 먹다가 잠깐이었지만 기절한 적도 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깨어난 후에 그 아주머니가 다시 남은 짬뽕을 모조리 먹었다는 것이다. 함께 온 일행과 직원들이 모두 놀랐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고 마저 먹고 유유히 나갔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매운 짬뽕은 지옥짬뽕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매운 맛의 진수를 보여준다. 충북 음성에서 구매한 태양초 고춧가루가 매운맛의 주범이다. 주인장에 따르면 인공 캡사이신을 배제하고 강한 매운맛을 내기 위해 여러 고춧가루를 물색한 끝에 찾아낸 고춧가루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맵긴 해도 무지막지한 자극은 없는 듯하다.
지옥짬뽕의 매운맛은 4단계다. 물론 4단계로 올라갈수록 매운맛의 강도가 높아진다. 무턱대고 처음부터 상위 단계를 주문하면 큰 코 다친다. 아예 벽에 노약자, 임산부, 위궤양, 고혈압, 컨디션 안 좋은 손님은 지옥짬뽕을 절대 주문하지 말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경고문을 붙여놓았다. 그런데도 어떤 아주머니가 지옥짬뽕을 주문해 먹다가 잠깐이었지만 기절한 적도 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깨어난 후에 그 아주머니가 다시 남은 짬뽕을 모조리 먹었다는 것이다. 함께 온 일행과 직원들이 모두 놀랐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고 마저 먹고 유유히 나갔다고 한다.
짬뽕을 주문하면 귀여운 크기의 공깃밥도 함께 내온다. 매운맛을 상쇄시켜주기도 하고 속을 든든하게 해준다. 얇게 슬라이스 처리한 단무지는 색깔도 곱고 씹으면 아삭아삭하다. 매운 짬뽕을 먹어서 그런지 단무지에 젓가락이 자주 가게 된다.
매운맛에 열광하는 젊은이가 많은 것은 최근의 사회상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경쟁, 선택지가 많지 않은 미래는 청년들 어깨를 무겁게 짓누른다. 매운맛은 위축과 좌절감을 맛본 젊은이들에게 위로가 된다. 분비되는 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의 작용 결과다. 세상의 매운맛은 젊은이의 성장을 위한 필수 불가결의 통과의례다. 하지만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뒤섞여 느끼지 못하고 한 그릇 짬뽕으로 마주해야 하는 젊음이 안쓰럽긴 하다.
<짬뽕지존> 충남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780 041-555-5161
기고= 글 이정훈, 사진 정동우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짬뽕지존> 충남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780 041-555-5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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