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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남 맛집 이야기

[맛난 집 맛난 얘기]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아리노마마>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세상 만물도 사람 마음도 철석 같았던 사랑의 약속도 시간이 가면서 변해간다. 뱃전에 금을 그어가며 영원을 희구하지만 인간이 탄 우주라는 배는 알 수 없는 곳을 향해 쉼 없이 나아간다. 역설적으로 인간의 각오와 다짐은 영원할 수 없기에 오히려 소중하다. 일식 다이닝과 이자카야를 겸한 서울 대치동의 <아리노마마>는 ‘있는 그대로’라는 뜻의 옥호다. 억지로 꾸미지 않고 좋은 음식을 정성껏 대접하겠다는 초심을 이름에 반영했다.
일식도 슬로푸드? 지하실에서 무슨 일이!
이 집은 식재료나 양념을 직접 만들어 쓰는 비율이 높다. 소스나 장류 등은 기성품을 사서 쓰면 비용도 싸고 시간도 절약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러니 일손도 더 필요하고 인건비도 더 든다. 호주와 일본까지 가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젊은 주인장이 그걸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수준 높은 고객이 수준 높은 음식을 알아보고, 그 집의 음식 수준을 더 높여준다. 수준 높은 음식점은 수준 높은 고객만 부른다. 이른바 선순환이다. 돈이 더 들어가도 옥호처럼 있는 그대로의 재료 맛을 살리려는 이유다. 

주인장 부친은 일식관련 외식사업을 한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주인장은 막연히 부친의 회사에서 일하려고 했다. 그런데 부친은 관리 인력은 더 필요 없고, 현장에서 일하려면 그렇게 하라고 했다. 부친의 업소에서 4년간 초밥과 일식 조리 경험을 쌓고, 1년간 남의 이자카야에서 근무했다. 짧지 않은 경험 끝에 그가 터득한 결론은 일식도 한식처럼 슬로푸드화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리노마마>는 지상 2층 지하 1층의 독립건물이다. 주인장이 무리해서 이 건물을 얻은 것은 널찍한 지하 공간이 맘에 들어서였다. 지하실에선 각종 장류와 소스와 육수가 맛있게 익어간다. 샐러드 소스는 끓여서 숙성시키고 초장, 또는 쌈장조차도 어느 정도 숙성시켜야 제 맛이 난다는 것이다. 특히 드레싱은 저온숙성을 시킨다. 이해가 간다. 사실 생선회 자체는 맛이 없다. 회 맛은 찍어먹는 장이나 소스 맛 아닌가? 

 각종 회
‘회쌈김치’에 싸먹는 두툼한 회, 제 맛 착실히 내는 다양한 음식들
이 집은 일식 다이닝을 추구하는 일식집답게 코스 메뉴를 잘 짜놓았다. 가격대에 따라 몇 가지 코스가 있으나 큰 얼개는 비슷하다. 전체적으로 음식이 다채로우면서 군더더기 없이 푸짐하다. 가격에 비해서도 만족도가 높다.

자리에 앉으면 먼저 오토시(お通し, 주문하기 전 미리 내는 간단한 음식)가 나온다. 민물 새우깡, 해파리냉채, 유자청 곁들인 견과류 볶음이다. 여기에 달걀찜이 정갈하게 나왔다. 어떤 이는 오토시를 보고 그 집 수준을 평가한다. 이 집은 실속 있고 단아한 차림새다.

오토시로 입을 다시면 전채요리의 일부인 토마토 샐러드와 사시미 샐러드가 나온다. 삶아 껍질을 벗긴 토마토에 삶은 새우, 신선한 새싹이 가세했다. 수제로 만든 과일 소스와 발사믹 소스가 토마토 맛을 한껏 드러내준다. 사시미 샐러드는 철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흰살 생선으로 만든다. 요즘에는 자연산 광어를 쓴다.

전채요리가 끝나면 메인 사시미와 특선 해산물이 나온다. 코스메뉴의 가격대에 따라 도미, 농어, 광어 등 생선 종류가 갈린다. 손님 접대나 특별한 기념일이라면 비싼 코스를 택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부담스럽지 않은 코스를 골라도 실속 있고 알차다.

회 한 점 크기가 웬만한 인절미보다 훨씬 두툼하고 크다. 몇 점만 먹어도 배가 벌떡 일어난다. 좀 더 많이 먹고 맛나게 먹으려면 김치와 방풍나물 장아찌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주방에서 내온 생선회가 적지 않은 양이다. 그런데 배가 차지 않으면 생선회는 얼마든지 무한리필이 된다니 ‘생선회 호랑이’에겐 귀를 쫑긋 세울 소식이다.

특선해산물로는 돌멍게, 해삼, 전복, 문어, 참다랑어의 뱃살, 볼살, 머리고기 등이 다채롭게 나왔다. 내용물은 계절에 따라 구성이 달라진다. 마치 격자형의 용기는 수산시장의 어판장 한 쪽을 통째로 떼어낸 듯 했다. 신선한 해산물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기회다. 

 물회와 소고기
이 집의 핵심 엔진은 조리실의 김한구 조리장이다. 그는 17세에 처음 회칼을 잡았는데 올해로 28년째다. 국내 최고급 정통일식집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코스요리를 제대로 구현해낸다. 회를 김치에 싸먹도록 한 이른바 ‘회쌈김치’도 그의 아이디어다. 잘 담근 김치를 우선 물에 슬쩍 헹궈서 하루 동안 물을 빼고 다시 양념을 해서 내놓았다. 횟감에 간장을 찍고 와사비를 바른 뒤 이 김치에 방풍나물 장아찌를 얹어 싸서 먹으면 아주 그만이다.

물론, 횟감 본연의 맛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먹어도 좋다. 하지만 참치 뱃살이나 기름진 횟감은 이 방법으로 먹어야 한결 맛이 난다. 이 집 지하실에선 방풍나물 장아찌와 ‘회쌈김치’도 맛나게 익어간다.
수제 육수로 맛 내고 정성으로 꾸민 상차림
메인 사시미와 특선 해산물 뒤에, 여러 해산물로 만든 스시와 나베가 나온다. 나베는 특이하게 종이로 만든 용기에 고체 연료로 불을 데워 따끈하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어묵, 피시볼, 곤약 등을 다시마, 멸치, 뒤포리로 만든 육수로 끓였다. 이 나베 육수는 불에 끓이지 않고 찬물에 12시간 담가 저절로 우러나게 한 것이다.

호주산 고급 소고기 갈비를 일본식 화로에 구워먹는 화로구이와 세 가지 생선을 구운 3종생선구이에 깻잎과 새우를 튀긴 바삭한 튀김까지 나왔다. 개불, 해삼, 멍게, 전복, 세꼬시로 만든 포항식 물회도 매콤하고 시원하다. 물회 국물 역시 지하실에서 멸치 다시마를 냉수에 우린 뒤 소고기 사태살 국물과 섞은 육수다. 밥이나 국수를 말아먹어도 그 맛에 흔들림이 없다.

이쯤 먹고 나니 후식으로 나온 과일은 들어갈 자리가 없다. 코스를 구성했던 메뉴 등 갖가지 단품 종류가 무척 많다. 여럿일 경우, 단품 몇 가지를 주문하는 것보다 오히려 코스요리가 더 실속 있다.

참가자 중 생일인 사람이 있을 때 미리 예약하면 광어나 도미로 만든 ‘생선회케이크’와 함께 쌀밥과 미역국으로 차린 조촐한 생일상을 서비스로 내온다. 20석 단위로 다다미식의 편안한 좌석도 마련돼 조촐한 가족모임이나 회식에 좋다.

이 집에 들어서면 단테의 신곡 첫머리에 나오는 꿈의 숲속 같은 느낌이 든다. 짙은 갈색의 대나무와 통나무 구조물이 좌석과 좌석을 가른다. 울창한 숲 같지만 내부는 하나의 공간이다. 숲에 감싸인 듯 하면서 편안하고 자유롭다. 3층 옥상에는 파라솔 테이블이 설치되었다. 어둠이 깔린 뒤, 시원하게 트인 공간에서 마시는 생맥주 맛은 도시의 여름을 잊게 한다.
<아리노마마>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924-8   02-555-4623

기고= 글 이정훈, 사진 변귀섭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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