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집 맛난 얘기]
서울 강남구 논현로 <일일향>
중식은 대체로 맛과 간이 세게 느껴진다. 향신료와 조미료, 소금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음식이 많다. 먹을 땐 좋은데 먹고 나면 입안이 태풍 지나간 바닷가 마을처럼 어수선하다. 심할 땐 뱃속에서 가벼운 지진이 일어나기도 한다. 강남의 중식당 <일일향>은 ‘속 편한 중식’을 지향한다. 기존 중식의 센 맛을 완화하고 순한 맛을 추구하되 중식의 특징인 불 맛을 강화했다. 인위적 향신료와 조미료 대신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렸다.
새우 맛과 표고 향의 매콤한 동거, 어향동고
<일일향>에서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어향동고(3만5000원)다. 본래 사천요리 가운데 유명한 위샹로우쓰(魚香肉絲, 어향육사)라는 것이 있다. 30년 경력의 노련한 이 집 주방장이 이 음식을 한국인 입맛에 맞게 재창조한 듯 하다. 돼지고기를 주 재료로 쓰고 실처럼 가늘게 잘라 만들었던 원형(肉絲)과는 외견상 큰 차이가 난다. 그러나 달고 시고 짜고 맵다는 소스, 위샹(魚香)의 맛과 개성은 제대로 살린 요리다. 이 집 메뉴에는 없지만 사촌격인 깐풍동고도 참고했다.
<일일향>에서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어향동고(3만5000원)다. 본래 사천요리 가운데 유명한 위샹로우쓰(魚香肉絲, 어향육사)라는 것이 있다. 30년 경력의 노련한 이 집 주방장이 이 음식을 한국인 입맛에 맞게 재창조한 듯 하다. 돼지고기를 주 재료로 쓰고 실처럼 가늘게 잘라 만들었던 원형(肉絲)과는 외견상 큰 차이가 난다. 그러나 달고 시고 짜고 맵다는 소스, 위샹(魚香)의 맛과 개성은 제대로 살린 요리다. 이 집 메뉴에는 없지만 사촌격인 깐풍동고도 참고했다.
- 어향동고
표고버섯은 메뉴 이름대로 동고를 쓴다. 동고는 표고 가운데 갓이 반 정도 펴지고 반구형이며 끝 부분이 충분히 말려있다. 두 개의 동고를 마주 포개면 완전한 하나의 구형이 된다. 만두피 구실을 하는 두 개의 동고 사이 틈에 다진 새우를 넣는다. 이 동고는 새우 맛과 함께 요리 맛의 50%를 책임진 식재료다. 주인장에 따르면 표고 가운데 신경 써서 동고를 선별한다고. 색과 향은 물론, 갓의 직경, 버섯의 두께, 건조 정도 등을 꼼꼼히 따져야 제 맛이 난다. 역시 먹어보니 표고 육질이 두껍고 주름살은 별로 없어서 마치 육즙 풍부한 고기처럼 씹는 맛이 좋다. 그러면서 다진 새우를 단단히 움켜쥐고 있다.
튀긴 동고의 표면이 고소하다. 씹을수록 졸깃한 표고와 함께 맛 좋은 새우가 입 안에 푸짐하게 들어찬다. 먹고 남은 소스에는 밥을 청해 비벼 먹으면 어향동고 맛을 알뜰하게 마무리 할 수 있다.
국내산 돼지 생등심으로 튀겨 맑은 소스에 찍어 먹는 탕수육
어항동고와 함께 이 집에서 자신 있게 내놓는 요리가 탕수육이다. 중식당에서 제일 흔하고 만들기 쉬워 보이지만 막상 맛있는 탕수육은 흔치 않다.
어항동고와 함께 이 집에서 자신 있게 내놓는 요리가 탕수육이다. 중식당에서 제일 흔하고 만들기 쉬워 보이지만 막상 맛있는 탕수육은 흔치 않다.
- 탕수육
소스에서는 인위적 단맛을 없앴다. 탕수육 소스에서 흔히 지적하는 통조림 파인애플을 사용하지 않았다. 블랙홀처럼 다른 잔잔한 맛들을 모두 흡수하는 무지막지한 단맛은 없다. 천연 식재료로 단맛을 내다보니 당도가 높지 않지만 오히려 자연스럽다. 그랜드 캐니언이나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때로는 평화로운 잔잔한 들판이 더 감동을 주는 법이다. 소스 물성도 맑고 투명하다. 소스를 튀김에 부어 먹을 수도 있지만 찍어 먹어야 눅눅해지지 않는다. 그래야 바삭한 이 집 탕수육의 조직감을 최대한 즐길 수 있다.
- 볶음밥과 짬뽕
이 집 음식은 전체적으로 맛과 간이 세지 않다. 인위적 억지스러움보다 자연적 맛과 느낌을 살리려 애썼다. 이 집 주인장은 강남 스타일에서 탈피하고 싶어 이런 시도를 했다고 한다. 한때 중식은 중국음식증후군으로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다양한 노력들이 쌓이다 보면 중국음식에 대한 이미지 개선은 물론, 중식 애호가에게 선택의 폭도 넓혀줄 것이다.
<일일향>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168길 25호(신사동 601-3) (02)545-6154
기고= 글 이정훈, 사진 채우렴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