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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어향동고'?

강남에서 맛보는 '속 편한 중식'

입력 : 2014.01.24 08:00

[맛난 집 맛난 얘기] 
서울 강남구 논현로 <일일향>

중식은 대체로 맛과 간이 세게 느껴진다. 향신료와 조미료, 소금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음식이 많다. 먹을 땐 좋은데 먹고 나면 입안이 태풍 지나간 바닷가 마을처럼 어수선하다. 심할 땐 뱃속에서 가벼운 지진이 일어나기도 한다. 강남의 중식당 <일일향>은 ‘속 편한 중식’을 지향한다. 기존 중식의 센 맛을 완화하고 순한 맛을 추구하되 중식의 특징인 불 맛을 강화했다. 인위적 향신료와 조미료 대신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렸다.
새우 맛과 표고 향의 매콤한 동거, 어향동고
<일일향>에서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어향동고(3만5000원)다. 본래 사천요리 가운데 유명한 위샹로우쓰(魚香肉絲, 어향육사)라는 것이 있다. 30년 경력의 노련한 이 집 주방장이 이 음식을 한국인 입맛에 맞게 재창조한 듯 하다. 돼지고기를 주 재료로 쓰고 실처럼 가늘게 잘라 만들었던 원형(肉絲)과는 외견상 큰 차이가 난다. 그러나 달고 시고 짜고 맵다는 소스, 위샹(魚香)의 맛과 개성은 제대로 살린 요리다. 이 집 메뉴에는 없지만 사촌격인 깐풍동고도 참고했다.
 어향동고
어향동고
이 요리의 주인공은 새우와 표고버섯이다. 먼저 새우 살을 다져서 표고버섯과 표고버섯 사이에 마치 만두처럼 채워 넣는다. 이것을 튀겨서 위샹(魚香) 소스로 마무리한 음식이 바로 어향동고. 여기에 팽이버섯, 죽순, 은행, 튀긴 마늘 등이 찬조 출연한다. 개성 있는 조연은 이른바 땡초라고 불리는 베트남 고추다. 잘게 썰어 넣었는데 특유의 매콤함으로 요리에 액센트를 준다. 동시에 음식의 맛과 분위기를 한껏 살려냈다. 매운 맛을 즐기거나 도전하고 싶으면 베트남 고추를 청해서 좀 더 넣어 먹을 수 있다.

표고버섯은 메뉴 이름대로 동고를 쓴다. 동고는 표고 가운데 갓이 반 정도 펴지고 반구형이며 끝 부분이 충분히 말려있다. 두 개의 동고를 마주 포개면 완전한 하나의 구형이 된다. 만두피 구실을 하는 두 개의 동고 사이 틈에 다진 새우를 넣는다. 이 동고는 새우 맛과 함께 요리 맛의 50%를 책임진 식재료다. 주인장에 따르면 표고 가운데 신경 써서 동고를 선별한다고. 색과 향은 물론, 갓의 직경, 버섯의 두께, 건조 정도 등을 꼼꼼히 따져야 제 맛이 난다. 역시 먹어보니 표고 육질이 두껍고 주름살은 별로 없어서 마치 육즙 풍부한 고기처럼 씹는 맛이 좋다. 그러면서 다진 새우를 단단히 움켜쥐고 있다.

튀긴 동고의 표면이 고소하다. 씹을수록 졸깃한 표고와 함께 맛 좋은 새우가 입 안에 푸짐하게 들어찬다. 먹고 남은 소스에는 밥을 청해 비벼 먹으면 어향동고 맛을 알뜰하게 마무리 할 수 있다.
국내산 돼지 생등심으로 튀겨 맑은 소스에 찍어 먹는 탕수육
어항동고와 함께 이 집에서 자신 있게 내놓는 요리가 탕수육이다. 중식당에서 제일 흔하고 만들기 쉬워 보이지만 막상 맛있는 탕수육은 흔치 않다. 
 탕수육
탕수육
가만 보니 우선 원육인 돼지고기가 다르다. 냉동육이 아닌 당일 새벽 도축 분 국내산 돼지고기의 등심을 쓴다고 한다. 돼지 냄새가 나지 않고 조직감이 살아있는 육질의 물성은 기존 탕수육 돼지고기와 달랐다. 튀김 옷을 두껍게 입히지 않은 점도 여느 탕수육과 차이가 났다. 튀김 옷이 얇아 소스에 담가도 쉬 눅눅해지거나 무르지 않는다. 여기에 초벌 튀김도 하지 않고 바로 튀겨 내와 바삭함을 강화했다. 탕수육은 튀김 요리임을 뚜렷이 한 것이다.

소스에서는 인위적 단맛을 없앴다. 탕수육 소스에서 흔히 지적하는 통조림 파인애플을 사용하지 않았다. 블랙홀처럼 다른 잔잔한 맛들을 모두 흡수하는 무지막지한 단맛은 없다. 천연 식재료로 단맛을 내다보니 당도가 높지 않지만 오히려 자연스럽다. 그랜드 캐니언이나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때로는 평화로운 잔잔한 들판이 더 감동을 주는 법이다. 소스 물성도 맑고 투명하다. 소스를 튀김에 부어 먹을 수도 있지만 찍어 먹어야 눅눅해지지 않는다. 그래야 바삭한 이 집 탕수육의 조직감을 최대한 즐길 수 있다.

 볶음밥과 짬뽕
볶음밥과 짬뽕
요리 후에 먹는 식사 메뉴로는 옛날 볶음밥(7500원)과 짬뽕(7500원)이 단연 뛰어나다. 옛날볶음밥은 대번에 미질 좋은 쌀을 사용한 느낌이 난다. 볶는 과정에서 이른바 코팅도 잘 되었다. 밥알 하나하나가 꼬들꼬들하다. 그러면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자꾸 일어선다. 숨을 죽이지 않고 재료를 웍으로 제대로 볶은 짬뽕은 불맛이 압권이다. 짬뽕은 역시 국물 음식이 아니라 볶음 음식이었음을 각인시켜준다. 소금과 조미료가 확실히 적게 들어간 대신 홍합이나 천연 소재로 조미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 집 음식은 전체적으로 맛과 간이 세지 않다. 인위적 억지스러움보다 자연적 맛과 느낌을 살리려 애썼다. 이 집 주인장은 강남 스타일에서 탈피하고 싶어 이런 시도를 했다고 한다. 한때 중식은 중국음식증후군으로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다양한 노력들이 쌓이다 보면 중국음식에 대한 이미지 개선은 물론, 중식 애호가에게 선택의 폭도 넓혀줄 것이다.
<일일향>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168길 25호(신사동 601-3)  (02)545-6154

기고= 글 이정훈, 사진 채우렴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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